자작시3 (2010년~ 2011년 )
느즈막히 내리는 눈
시를 쓰는 공인중개사 조태식
2010. 10. 1.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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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즈막히 내리는 눈
탱글탱글한 느낌 없고 좀 느슨한 듯
봄볕에 축축 쳐진 솔가지
힘없이 쌓인 눈 흘려 내리고
질척이는 거리 머릿속처럼 헝클어져 있다
이미 식어버린 커피엔
머물 향기 더는 없는지 씁쓸하기만 한데
그저 하릴없이
눈이 개어오는 하늘 저 끄트머리 향해
보는지 마는지 시선만 남겨둔다
켜켜이 쌓인 세월 밑에서 녹아들고
그 많던 말들 안으로 스며
머리도 몸도 구석구석 무너져 내린다
참으로 긴 듯도 했건만
막 깨어난 설 잠처럼 몽롱하니 한순간이네
아직도 남았거니와
이제토록 무엇을 해 왔던가
꿈 깬 듯 꿈꾸는 듯
무심한 바람만 쉼 없이 들고나고
오늘은 여기 있거니와 내일은 또 어디에 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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