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쓰는 공인중개사 조태식
2013. 10. 7. 23:06
반응형
- 오월의 아이 -
조태식
이제는 없는 기억으로
부드러운 속날개
여린 숨결로 면면히 하늘거려
가만히 쓰다듬다
하늘 한 자락에 두고
내려와
날개를 접은 채 내려와
오랜 시간 침묵으로 버틴
느티나무 아래에서
서로의 등을 기댄다
날개는 장식일 뿐
멀리 빛이 새어나오는 구름을 보면
날 수 없는 날개는 창살이 되고
다시금 이 자리를 돌고 또 돈다
바람이 불고 불어 깃털만 날리다
문득
하늘 가는 길이 보이는 날
모시보다 하얀 속날개를
구름에 비추고
바람에 흔들며
오월에 왔던 그 길을 돌아갈 때
눈물 보이지 말거라
투명한 핏줄로 뜨거운 피가 돌아
힘차게 날아오를 때
눈가로 반짝이는 건
눈물이 아니라
숨겨진 날개 활짝 펴지는
오랫동안 접혀있던
아리디 아린 미소일지니
2013. 06. 19
(오월의 아이를 생각하며 쓴 글)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