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거칠고 건조한 바람은 신호등 붉은 빛을 보고도
천연덕스럽게 등을 떠다 밀었다
털컥,
자전거 체인 풀리 듯 생각들이 풀어졌다
스스로 숨통을 누르고 싶은 순간들이
우르르~ 우르르~
머리 속 레일 위를 굴러 다녔다
지나는 것들은
머물지 않아서 다행일까?
불안, 허망, 죽음,
뒷목줄기부터 신혈을 타고
결코 가볍지 않은 무뚝뚝한 안개가
스멀스멀 신음소리를 내며
엄지와 검지 사이를 마구 헤집고 돌았다
여전히 표정 바꾸지 않은 채
막막하게 동굴 속 어둠도 함께 돌았다
너로 통하는 내통을 눈치라도 챈 듯
막혀버린 혈관 틈을비집고 간헐적으로 피식피식 바람이 지난다
온 몸이 아프다
팔이 저리다
가을 교차로에서
터널처럼 지날 수 있는 위안이
파랗게 불 밝히길 기다리고 섰다
그저, 기다리고만 섰다
가을 교차로에서 길을 잃다
/ 이솔 이수경
-글로벌문학 2009 가을호
-시집- " 단풍빛 고운 가을이 오면 " 레터북 2010.
출처 : ㅎ ㅏ늘
글쓴이 : ㅎ ㅏ늘 원글보기
메모 :
반응형
'빌려온 문학·예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인연 끊기 / 이솔 (0) | 2011.05.12 |
---|---|
[스크랩] 망할놈의 시 / 이승훈 - 이솔 이수경 낭송 (0) | 2011.05.12 |
[스크랩] 그 여자처럼 / 이솔 - 낭송 / ㅎ ㅏ늘 (1) | 2011.05.12 |
[스크랩] 불안 1, 2 / 이수경 (0) | 2011.05.11 |
[스크랩] ??그래, 그대 잘가라 / 이수경 (0) | 2011.05.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