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5 (2021년 ~ ) 21

[ 봄 밤(春夜) 2 ]

[ 봄 밤(春夜) 2 ] 조태식 作 망울진 목련이 하얗게 웃는 밤 강가의 바람도 느릿느릿 돌아보는 완연한 개나리의 노란 손짓 늦구나, 어설픈 몸짓이 안쓰러운 벚꽃 이렇게라도 봄은 오는가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별 하나 없는 창백한 밤하늘 갈 길 잃은 시선에 나의 봄(春)은 이러할진대 너의 봄(春)은 어떠할는지 눈앞으로 다가온 선거에 저 가려야 할 얼굴들이 더욱 빛나 보이는 이 밤 별도 없는 이 밤에 무심히 걸어가는 가난한 봄(春) (24년 04월 01일. 밤 10시)

[시곗바늘]

[시곗바늘] 조태식 作 쉼 없이 돌아 돌아 제자리로 온다 정작 자기는 돌아오건만 그 무엇도 흘러간 물처럼 돌아오지 못한다 긴 침 짧은 침 빨리 돌고 느리게 돌아 만나고 헤어지고 또 만나고 한번 가면 다시 만남을 어찌 기약한다고 뒤도 안 돌아 보고 시곗바늘을 쫓아 쫓아만 가는가 가는 이 머무는 이 정작 따로 없는데 한사코 손 흔들며 가슴을 잡는구나 가다 보면 문득 드는 생각 왜 그리 앞만 보았는지 옆도 뒤도 밀쳐두고 여유 있음 다시 보리라 하고 시곗바늘은 돌고 돌아 제자리로 오건만 같이 간 이들 누구도 돌아오지 못하네 그래도 이 미련한 미련은 아직껏 한순간도 떠난 적이 없다 하네 (23.03.21)

[가슴 속 물소리]

[가슴 속 물소리] 조태식 作 멈춘 듯 멈추지 않은 듯 변한 듯 변하지 않은 듯 비워도 비워지지 않는 건 처음부터 채워진 것이 없는 탓일까 온 것도 같은데 어디서 왔는지 모르고 이제 곧 가야 하지만 어디로 갈 지를 알지 못하네 이것이 처음도 아닌 거 같은데 처음인 듯 아닌 듯 꽉 쥔 손 촉촉이 젖어오면 바람에 밀리듯 사르시 눈이 감긴다 보려면 볼 수 있으려나 들으려면 들을 수는 있을까 난 아직 따스한 물소리가 그립다 (23.03.19)

날이 새나 봐 (23.03.07)

【 날이 새나 봐 】 조태식 詩作 밤이 나를 재우지 않는다 잠이 없는 꿈 몽롱한 시간 속 거리에서 거칠게 두드리는 심장 박동소리 깨어 있나 봐 이렇게 끊임없는 호흡의 리듬 발라드에서 락으로 다시 헤비메탈로 마초적 생명력으로 나는 밤을 재우지 않는다 꿈꾸지 않는 잠 죽음의 그 어느 시간 속에서 집요하게 밤을 끄집어 내고 무슨 일일까 광활한 우주의 무수한 시간대에 홀로 깨어 있는 듯한 이 적막감은 그래서 밤도, 나도 서로 재울 수가 없나 보다 아! 날이 새나 봐 (23.03.07)

물 위에 서면 (23.03.06)

【 물 위에 서면 】 詩作 조태식 언덕 위의 집이 물에서는 거꾸로 선다 어슴푸레 비치는 이른 낮달 철없는 구름도 물 밖으로 나오지 못한다 호수는 말이 없고 바람 없이는 어떤 몸짓도 않는다 그리하여 거기에 들어가면 쉬 나오지 못한다 수시로 물 빛만 바뀔 뿐 무심하기만 하다 한참을 내려다보면 불현듯 내가 물에서 나오는 것 같다 (23.03.06)

흐린 날의 저수지 (23.03.03)

◈ 흐린 날의 저수지 ◈ 詩作 : 조태식 발 빠른 바람 수면을 차면 성깔 있는 고양이 털 세우듯 온 사방 지느러미 소름이 돋아난다 툭 툭 건드려 보는 바람이나 말없이 노려보는 물결 여긴 멈춰진 시간만 있어 멍하니 자꾸만 옷깃을 여미고 바람이라도 보는 듯 물 위라도 걷는 듯 어딘가로 깊숙이 빨려드는 여기 흐린 날의 저수지 (23.03.03)

오늘은 (23.03.02)

【오늘은】 희망을 꿈꾸지만, 절망이 올 수도 있다 사랑을 바라지만 원망만 남을 수도 있다 항시 뭔가를 기대하지만, 그대만 피해서 갈지도 모른다 그래서 어제는 아팠지만, 오늘은 오늘의 노래를 다시 부르기를 바란다 인생은 언제나 그대만 외톨이로 만드는 듯 하다 그게 인생이라 여기고 오늘만은 오늘의 꿈을 꾸기 바란다 내일 다시 불행해지더라도 그건 내일의 일일 뿐 오늘은 처음처럼 설레는 희망을 품자 그렇게 오늘만 살자, 오늘은! (23.03.02)

간극 (2023.02.13)

【간극 (間隙)】 2023.02.13. 내가 너에게로 간다는 것이 너가 내게로 오는 것보다 참으로 먼 길이다 너와 나 사이의 간극에는 나만의 신비로운 깊은 해저드가 있다 나를 보호하는 방어막이 때로는, 어쩌면 늘 나에게 외로움을 가져다 준다 네 부드러운 미소에도 내 몸에서는 가시가 돋아나곤 했다 이 고요하고 무거운 섬에서 난 늘상 네게로 손을 내밀고 있지만 너가 나를 향해 돌아서면 다시금 거칠게 옷깃을 여미는 내가 있을 뿐이다 왜 그랬을까 각자 그 넓은 망망대해를 떠도는 섬이라도 된 듯 자기만의 간극 속에서 서로에게 웃음을 보내는 그렇지만 난 네게로 선뜻 가지 못한다 네 이름은 세상이라 하고 난 너를 향해 작고 힘없는 가시를 내밀 뿐이다. ■ 영주광야부동산 공인중개사 조태식 T. 010-3549-6664..

소소한 일상 (2023.02.12)

【소소한 일상】 2023.02.12. □ 부제 : “소소한 일상”이라 쓰고 “절박한 나날”이라고 읽는다 두 달째 멈춰 서 있다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는 것은 지옥이다 뭔가를 하고 뭐라도 할 수 있어야 산다는 따뜻한 호흡이 느껴진다 인생이란 의미의 방점을 어디에 둬야 하는 것일까 무엇을 해야만 무엇을 하기 위한 삶의 한 점을 어디에 찍어야 하는 것일까 태어난 것을 자각하는 순간부터 알 수 없는 강박이 다가선다 무엇에 의한 무엇으로부터 시작되는 두려움일까 그 때부터 쫒기듯 뭔가를 해야 하며 또한 무엇인가가 되기 위해 앞만 보고 달려야 한다 멈춰서면 잡히고 만다 지금도 쫒기고 있지만 자꾸만 돌아보고 싶다 어디서 잘못된 것일까 멈춰버린 나는 무한반복적으로 되돌리고 되돌려 본다 블랙홀처럼 빨아 들이는 그 깊은 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