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8 - 야간질주 늦은 밤이면 강으로 나가 밤을 달린다 오로지 어둠만을 보고 한참을 달리면 강도 달리고 밤도 달리고 지나간 시간이 화들짝 열려 어린 나와 젊은 나와 중년의 내가 함께 달린다 어디쯤 왔는지 얼마나 더 달려야 할지 그런 건 세상 속에나 남겨두라지 지금은 그저 어둠 속의 그림자처럼 녹.. 자작시4 (2012년 ~ 2020년)/"섬" - 자전적 연작시 2012.07.08
섬 7 - 역광장에서 이런 밤이면 역광장을 찾아 활활 타고 있는 나를 이것이 아닌데 이래서는 안 되는데 세상 속에서 순간의 욕망을 불씨로 채우지 못할 결코 채워지지 않는 진실인양 무한정 타오르는 그것은 내가 아름답게 치장한 음울한 욕정 쉬 식지 않을 것을 알지만 무작정 나를 이끈 역광장(驛廣場)의 .. 자작시4 (2012년 ~ 2020년)/"섬" - 자전적 연작시 2012.06.30
섬 6 - 정욕(情欲) 그대, 잘가시게 이별은 일상(日常)이라 항시 손을 펴고자 하거늘 또 무엇을 잡고있는가 멈추지 않는 삶이기에 머물래도 머물 수 없거늘 굳이 떠날 것에 마음쓸 일 있을까만 머물고 떠남이 마음에 흔적을 남기니 다시금 세상에 발목 잡히기 전에 그대, 잘가시게 (2012년 6월 28일 목요일 새벽.. 자작시4 (2012년 ~ 2020년)/"섬" - 자전적 연작시 2012.06.28
섬 5 - 런닝머신(Runningmachine) - 런닝머신(Runningmachine) - 한걸음 앞으로 사선(射線)에 올라선다, 비장한 각오로 이제는 표적이 되어버린 이 썩을 놈의 몸뚱어리 겨우 오십년 세월에 生死의 對敵이라니 나약한 정신이 허물어지는 육체를 향해 총구를 가눈다, 곧바로 네 심장을 관통할 사로(射路)를 따라 정조준 하며 여기.. 자작시4 (2012년 ~ 2020년)/"섬" - 자전적 연작시 2011.06.13
섬 4 - 시작(詩作) - 시작(詩作) - 나는 오늘도 버려진 詩를 줍고 다닌다 그들이 뱉어내고 발뒤꿈치로 짓이긴 거리 곳곳에 널브러진 욕지거리 市場通路에 흘려진 가벼운 수다와 驛前廣場을 無作爲로 굴러다니는 한숨이 엉긴 구깃구깃한 詩들을 찾아서 밤새 펴고 또 펴고 하늘은 울다 지쳤는지 침침한 여명(.. 자작시4 (2012년 ~ 2020년)/"섬" - 자전적 연작시 2011.06.01
섬 3 - 기도(祈禱) - 기도(祈禱) - 내게 남은 것은 눈물밖에 없습니다 지금까지 내가 한 것이라곤 눈물을 흘리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남은 날 동안 내가 할 수 있는 일 또한 눈물을 흘리는 것 外에 또 무엇이 있겠습니까 소리 내어 울었건 숨 죽여 울었건 간에 항시 넉넉한 것은 눈물이었습니다 이제 새삼스레 .. 자작시4 (2012년 ~ 2020년)/"섬" - 자전적 연작시 2011.05.31
섬 2 - 본능(本能) - 본능(本能) - 푸른 밤의 정수리 돌아오는 정맥의 은밀함은 차라리 음탕하기까지 하다 동맥을 헤집던 선혈도 굽이굽이 뒷길로 돌아올 땐 눈빛마저 음울하다 심해(深海)의 끈적이는 욕망이 한 올씩 풀려나 삶과 죽음이 서로의 뒤를 잡아채고 벗기 위해 입는 옷처럼 밤과 낮을 수시로 돌려.. 자작시4 (2012년 ~ 2020년)/"섬" - 자전적 연작시 2011.05.31
섬 1 - 존재(存在) - 존재(存在) - 그들이 사는 세상에서 나는 늘 섬이곤 했다 너에게로 가는 길이 보이는 듯 항시 바라만 보다가 바라만 보다가 하루 종일 늘어진 긴 그림자를 둘둘 말아 머리에 괴고 누우면 그들의 세상도 섬도 가만히 침묵한다 어둠은 별을 비추고 외로움이 내 존재를 깨우면 몽환(夢幻)의 .. 자작시4 (2012년 ~ 2020년)/"섬" - 자전적 연작시 2011.0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