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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밤이면
강으로 나가 밤을 달린다
오로지
어둠만을 보고 한참을 달리면
강도 달리고
밤도 달리고
지나간 시간이 화들짝 열려
어린 나와
젊은 나와
중년의 내가 함께 달린다
어디쯤 왔는지
얼마나 더 달려야 할지
그런 건
세상 속에나 남겨두라지
지금은 그저
어둠 속의 그림자처럼
녹아들고
젖어들고
있는 듯 없는 듯 시치미 뚝 떼고
지나간 것은 그것대로
다가올 것은 또 그렇게 뭉뚱그려
허공에 팔매질하며
밤을 달린다
무섭게 달리면 밤도 밀리다가
마침내
가슴 한 편이 열리고
난 그대로 질주하고야 말리라, 무심히
(2012년 7월 8일 일요일 새벽 1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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