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 7 - 꿈(夢中) 깨어나지 않으려면 꿈속에서 다시 꿈을 꾸면 안 될까 깬 꿈속으로 자꾸 머리를 디밀어도 한결같이 밀려나기만 하고 그래도 살고 싶었네 꿈속에서 다신 깨지 않을 것처럼 깨어진 꿈에 나비는 간 곳 없고 아니 있기는 했던 것일까 깬 것이 꿈이긴 한가 아직 꿈속인가 그렇다면 이건 새로운 .. 자작시4 (2012년 ~ 2020년)/"나비" - 연작시 2012.07.23
나비 6 - 나비가 사는 법 나비를 본다 내가 보고자 하는 건 나비인데 정작 보고있는 건 나비에 대한 나의 환상이요 나의 집착이며 욕망이다 폭풍처럼 몰아치는 이기적인 감정 그리고 잘 포장된 언어 날개는 접히고 나비의 꿈은 박제가 된다 나는 나의 나비가 아니라 나만의 나비가 아닌데 왜 나비를 진정 나비가 .. 자작시4 (2012년 ~ 2020년)/"나비" - 연작시 2012.07.02
나비 5 - 나비의 춤 한 겹이 풀리면 구름이 되어 시시각각 변신을 하고 또 한 겹이 풀려 바람이 되면 잡힐 듯 잡힐 듯 곁을 스쳐지나 봐도 알 수 없고 만져도 만져지지 않는 가벼운 존재, 너무 가벼워 가까이 갈 수도 없어 힘없이 이어지는 춤사위 하늘거리며 그저 흔들릴뿐인데 자꾸만 멀어지는 그 가벼운 몸.. 자작시4 (2012년 ~ 2020년)/"나비" - 연작시 2012.06.28
나비 4 - 욕 잘하는 가시내 욕 잘하는 가시내 성질도 사나워 깃털 곤두세우고 목청 가다듬지만 가슴엔 뜨거운 눈물이 흘러 보이는데 보이지 않으려고 욕을 잘하는 그 가시내 옆에서 그 욕 들으며 내 가슴에도 눈물이 흘러 자꾸만 자꾸만 가시내 성질을 건드리면 흐드러진 욕 왈칵 왈칵 쏟아내다 어느새 가슴 한 켠.. 자작시4 (2012년 ~ 2020년)/"나비" - 연작시 2012.06.27
나비 3 - 나비의 꿈 바람이 불어 흔들리고 바람이 자도 흔들린다 가만히 있어도 이렇듯 흔들리는 건 나비의 작은 날개짓일까 어디서부터인지 어디로 가는지는 알 수 없지만 나비의 꿈은 쉬질 않아 나는 내 그림자에 쫒겨 자꾸만 그림자속으로 사라지고 꿈은 나비가 꾸는데 왜 내 눈이 감겼다 떠졌다 하.. 자작시4 (2012년 ~ 2020년)/"나비" - 연작시 2012.06.26
나비 2 - 날개 좀처럼 펼쳐지지 않는 유난히도 실핏줄이 도드라진 하얀 날개 가만 가만히 쓸어내리면 어느결에 한 겹 한 겹씩 풀려 끝없이 솟아올라 유영(遊泳)하고야 말 내 속에 그 안에 깃든 너의 깊은 곳에 지금은 다소곳한 힘찬 비상(飛翔)을 위하여 (2012년 6월 23일 오전 11시를 지나) 자작시4 (2012년 ~ 2020년)/"나비" - 연작시 2012.06.23
나비 1 - 나비(蝶)의 서(書) 어둠에 어둠이 묻혀가는 긴 침묵 언제부턴가 시간도 공간도 그 의미가 지워져버린 늪보다 더 질척이는 여기 하늘거리며 나비가 내린다, 날개를 접은 채 바람에 밀려 지친 나비를 바라만 보았는데 어느새 가슴에 들어온걸까 거친 숨이 내 몸을 울리고 가벼운 너무나도 가벼운 그 숨결이 .. 자작시4 (2012년 ~ 2020년)/"나비" - 연작시 2012.06.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