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5 (2021년 ~ )

【 청설모 】

시를 쓰는 공인중개사 조태식 2025. 3. 12.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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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설모 】

- 입원 2일 차 아침 -

 

                                        조태식

 

 

아침이 오는

입원실 4층 창 너머 작은 야산

3월 이른 봄 앙상하고 삐죽 키만 큰 나무들

 

언제부턴가 청솔모 한 마리

사납지만 날렵하게

이 나무에서 저 나무로, 아래에서 위쪽으로

쉼 없이 부산하기만 한데

 

무슨 일일까

마른 나무에 먹을거리도 없을 텐데

 

그런데 지금

 

내가 재 걱정할 때가 맞긴 하는가

작은 병실 안을 여린 다람쥐처럼 뱅글뱅글 돌기만 하는

 

나는 오늘도 사나워 지고 싶다

날렵하고 싶다

 

거침없이 달리는 새까만 청솔모를 보며

빙의를 시작하려 한다

아님 청설모가 내게 빙의가 되던지

 

 

[25년 03월 09일. 일요일 오전 8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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