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本鄕의 뜰에 닿아
허기진
심장을 보듬어 줄
그 곳을 향해
풀어진 魂이 거친 숨을 고른다
몇 번이고
새겨 넣었을 법한 結氷의 시간
등이 굽고 뒤틀린 그러나 꼿꼿한
소나무, 허옇게 내뱉는 입김에
술렁이는 안개의 심상치 않은 눈빛
떨어진 잎
脫色하고 분분(紛紛)하며
진눈깨비의 번들거림과
흙의 추레함
말없이 들썩이는 건 山으로 난 길이었다
연신 미끄러지며
오르며
질척이는 눈길에서
음력 1월 15일
오늘은 정월 보름날
무수한 소원을 받기만 하던
그 달, 어릴 적 기억속의
잊혀서 잊혀가기만
문득 아침에 오른 나물 몇 가지
떠올리는 지금
양지 녘만 쫒아
겨우내 말라 버석거리던
고사리, 취나물 그리고 알 수 없던
버섯 같기도 하던
질겅거리는 時間을 씹으며
저 無感한 낮달을
보고자 함은 아니나
山上에서
내려다보이는 世上은
너른 펄
안개의 너른
빨려들면 다시는 못 헤어날
깊은 수렁
하늘이 비친 듯
내려와 앉은 듯
미끄러져 하늘을 본다
일렁거리는 잿빛의 깊은 늪에
世上이 되비친
오늘은 先親의 忌日, 十 數年이나 무심히 마주한
흐릿한 낮달 속으로
구겨 넣어도 구겨지지 않는 죄스런
그럼에도 담담한 눈빛으로 가눈
그 깊은 愛憎을 내려놓고
가만히 숙인 머리위로 두 손을 모아들어
하늘을 가린 빈 손
지금껏 저리 하였던가
차마 들지 못하는 머리위로
댓 방울의 굵은 비가 듣는 듯도 하고
길을 따라 눈빛만 낮달에 걸렸다, 가슴이 빈
2011. 2. 17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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