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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숙부님 별세)
세상에 와서 하나의 인연이 이어져 맺어지기까지는 참으로 어렵거늘,
그 인연이 다할 때는
오랜만에 들려오는 나즉하면서 잠긴 목소리를 듣는 걸로 충분하다.
병실을 나서 새벽 미명으로 몸을 디밀 때, 차갑게 일어서는 세찬 바람결에 밤 하늘의 별들이 한 켠으로 밀려가며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비워준다.
오늘도 세상의 한 자리가 비웠고
누군가 그 자리를 다시 채울 때
문득 삶과 죽음에 넉넉해진 나 역시
가벼워진 존재의 무게를 가늠하며
흔들리고 헝클어진 남은 인연들을 정성껏 매만지다 언젠가 일어설 때 남김없이 비운
그 자리에 환한 미소가 떠올랐으면 한다.
(2014. 02. 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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