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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잿빛 되어 발목까지 내려오면
한낮의 겨울은 방울소리를 내며 떠난다
애꿎은 손가락은 빈 주머니에서 삐져나오고
온 방안을 뒹굴던 구직정보지가 구석으로 밀려갈 때
정오의 햇살은 부끄럽기만 하다
높다란 가지만 타던 바람이 어느 결에 내려와
창을 향해 매서운 눈길이라도 보내면
다른 세상을 보듯 넋 놓고 딴전을 피우고
세상사 마냥 좋기만 할 순 없겠지만
봄이 오면
어련히 꽃 피지 않을까.
2010. 12. 4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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