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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밤을 괴고 밤을 떠올리면
한포기 풀조차 거부하는 검은 사막이 다가 선다
가도 가도 모래 바람조차 일지 않는
알싸한 내음의 고요
그 속으로 다가서면 사막도 되고 어둠도 되는
여기는
참으로 천연덕스런 밤의 어귀이다
늑골깊이 나선 궤적만 남기고 간
어느 삶의 흔적을 더듬어 오는 느끼한 만조의 비린내
한번 뒤채어 바다가 되고나면
앙다문 입새로 시린 신음이 삐져나오고
저기 질척이는 밤이야
바랜 해초인양 몇 번이고 흐드러지지만
내일이면 쓸려가고 없을
나의 시간이여.
(1990. 10.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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