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의 철쭉은
짙은 황사속에 미려한 자태 숨기우고
굳이 유혹의 향기 흘리지 않지만
밤새 봄을 재촉하는
비의 손길을 어찌 뿌리칠 수 있을까
어두운 하늘에 아직 남은 구름이 있어
한낮의 열기 때 이른 줄 알지만
머잖아 찾아올 그 화려한 계절의 향연을 위하여
이제 조금씩 마음의 빗장을 열어두고
예기치 않은 인연이 새로운 삶의 불씨 되어
지쳐가는 영혼 적셔줄
암울한 잿빛 세상의 온누리 씻어 내리는
봄비의 구애에 살며시 손을 내어민다
(2006. 04. 10 오후 3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