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 해 우(解雨) -
창밖에
빗길을 가르는
차 소리가 요란스럽다
바닥을 끌고 나가는 묵직한 소음
마지못해 끌려가는 듯 뒤에 남겨진 소리들
못내 풀어헤쳐
앙금 남은 빗소리인가 아님 車 소리인가
비 소리도 아니고
차 소리도 아니니
겨우내 굽이굽이 서려 두었던 가슴 속 멍울이라
주절주절 풀어내고 흩어내어
한 시절 덧없는 흐름 따라 인연대로 지어지니
긴 잠 깨어 기지개 펴듯
툭 툭 털고 다시 앉아 텅 빈 시간을 보라
시간이랄 수도 없고
공간이랄 수도 없는 거기에
풀어낼 그 무엇도 없는 공허함조차 풀어 버리고자
비가 내린다
가거나 오거나 끌리는 소리를 달고
구석구석으로 치달으니 여기는 어디인가
안(內)인가 바깥(外)인가 아님 그 중간 어디쯤인가
그저 멍한 눈에 모든 것이 다 그대로일세.
반응형
'자작시3 (2010년~ 2011년 )' 카테고리의 다른 글
3월 한 낮의 바람 (0) | 2010.10.01 |
---|---|
오늘도 나는 마음에 휘둘리고 (0) | 2010.10.01 |
미망(迷妄) (0) | 2010.10.01 |
세상에 약한 자 (1) | 2010.10.01 |
自 我 (0) | 2010.10.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