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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 이르다 싶은지
낙엽은 바람을 불러
날고뛰고 뒹굴어서라도 못다 간 길 가기 숨 가쁜데
푸근한 너털웃음에
고개 한껏 제킨 억새는
지천으로 흐드러져 한담(閑談)에 여념없네
낮거나 높거나 서로의 어깨를 기대고
앉아 천리 서서 구만리를 보는 양
자못 허리 꼿꼿한 가을 山들은 겨울채비를 모른다
늦가을 볕에 잔뜩 게으른 들녘이었건만
성마른 농부의 손길에
이리저리 몸을 뒤채며 배앓이를 끊이지 않는다
텅 비어 오히려 넉넉했던 예전의 그 들녘
그런 늦가을 들녘 앞에 서고 싶었다
오늘은.
2010. 11. 03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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