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2 (2005년~2009년)

삶이

시를 쓰는 공인중개사 조태식 2010. 12. 9. 21:09

 

 

귀가 먹먹하리만치 고요한 밤에

슬며시 깨어난 나의 의식은

텅 빈 듯 꽉 찬

도무지 옴축할 수조차 없는

허무의 공간속으로 끌려가고

 

시간이 멈춘 듯

 

여기서 난

더할 수 없이 커진 눈의

곤두선 털에 설핏설핏 경련이 이는

하찮은 짐승에 다름 아니다

 

심연의 늪인 양 질척이며

한 치 틈새도 없이 바싹바싹 조여 오는

이것들은 무엇인가

지난 세월동안 알게 모르게 버려 온

내 아픈 기억들의 절절한 몸부림인가

의식 저 너머에서

돌아보기조차 겁을 내는 나약함에 대한

다시금 잊혀지는 삶의 편린이 아니길 바라는

소리조차 없는 아우성이었던가

 

한없이 작아지는

차라리 애처롭기조차 하는 건

아마도 사십년 중반을 넘어서려는

또 다른 정신앓이, 자기연민이 아닐까 한다.

 

(2005. 02. 17. 목요일 새벽녘)

'자작시2 (2005년~2009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삶이란 2  (0) 2010.12.09
외조모님전2  (0) 2010.12.09
북한강의 새벽  (0) 2010.12.09
동해에서  (0) 2010.12.09
海松을 기리며  (0) 2010.1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