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1 (1980년~1990년)

유희(遊戱)

시를 쓰는 공인중개사 조태식 2010. 12. 9.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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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밤에

대설주의보가 두려워

문득 문득 잠이 깰 때마다

지난 겨우내 입던 낡은 외투를

미처 손보지 못한 나의 나태여!

한기를 떨치려

두툼한 털 스웨터를 떠올리면

그만 겨울이 그리웁다

가진 옷가지 다 걸쳐도 부끄럽지 않는

그 겨울이 목 메이게 그리웁다

살빛 도드라진 계절이여

시간과 시간이

단절되는 거기에서

다가올 겨울엔 흐드러진 꽃 무덤으로

내내 따사로울 것인가

나의 나태 속에 또다시

너 여름을 기다릴 것인가.

 

(1990. 07. 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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