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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밤에
대설주의보가 두려워
문득 문득 잠이 깰 때마다
지난 겨우내 입던 낡은 외투를
미처 손보지 못한 나의 나태여!
한기를 떨치려
두툼한 털 스웨터를 떠올리면
그만 겨울이 그리웁다
가진 옷가지 다 걸쳐도 부끄럽지 않는
그 겨울이 목 메이게 그리웁다
살빛 도드라진 계절이여
시간과 시간이
단절되는 거기에서
다가올 겨울엔 흐드러진 꽃 무덤으로
내내 따사로울 것인가
나의 나태 속에 또다시
너 여름을 기다릴 것인가.
(1990. 07. 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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