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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는
알을 깨어야 비상(飛翔)이 시작되는 것을
거치른 세상 타고 앉기엔
몸짓이 너무 투박스러웠나 보다
구차스런 말 싫어 침묵한 것이
세치 혀를 감도는 변명조차 하지 못하고
어느 시인이 말하듯
수많은 인생의 갈래에서 가보지 않은 길 가려니
두려움은 차치하고 그런 길 어디에 있음인가
좁은 식견 앞세우기엔
돌아가는 세상사 가진 재주 없음을 탓하네라
불혹(不惑)을 한참 넘어
이제야 알 속에서 날려 한 줄 알겠구나
톡톡 두드려 보니
오랜 시간 둘러 온 껍질 만만치 않아
다시금 돌아가 몸 웅크리고
어미의 탯줄 낡은 이로 자근히 씹어본다.
(2005. 11. 30 아침 8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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