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3 (2010년~ 2011년 )

기도(祈禱)

시를 쓰는 공인중개사 조태식 2010. 12. 30.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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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純白의 눈이

꽃보다 우아하게

바람보다 자유롭게

落下하는

천진스러움에

세상은

여전히 포근하고

다시금

꿈꾸는 人生이 된다.

 

2.

어둠은 살아오는 동안 선택하지 않은 무수한 길목을

뒷모습으로 막아서고, 다가가면 낡은 무성영화 필름마냥

툭툭 끊어져 내린다.

밤마다 그 길을 찾아 어둠의 門을 넘어서면, 꿈과 인생이

서로 맞잡고 너울거리는 幻花의 香氣에 취한다.

꿈은 모름지기 꿈이거늘

꿈이 인생이 되고 인생이 바로 꿈이 되는

그 어둠의 門 앞에서 마냥 꿈꾸는 눈빛이 된다.

 

3.

밤은 경이롭기까지 하다. 터져 오르는 빛 무리

토막난 시간들이 쉴 새 없이 날아다니는 주검의 궁전

피라미드의 놀라운 예지가 번뜩인다.

주저 없는 결단, 걸림 없는 행위

모든 것이 허용되는 어둠이 거기에 자리한다.

꿈이 현재가 되고, 그 현재가 다시금 꿈을 꾸는

영원의 순환 고리를 잡고 神의 不在를 세운다.

오랜 시간을 침묵한 神에게 어두움과 밤의 놀라운

祈禱가 시작되고, 거부할 수 없는 유혹이 자꾸만

머리를 짓누르고 있다.

어둠의 門 안에서는 시간과 공간이 한 面에 펼쳐지고

가고 옴에 걸림이 없다.

꿈이기에, 꿈이 아니기에 폭죽처럼 터지는 어둠으로

내 祈禱는 듬성듬성 바람의 흔적으로 비어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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