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각

6월

시를 쓰는 공인중개사 조태식 2011. 6. 20. 12:19

 

때 이른 폭염(暴炎)에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기상이변은 나를 흔들지 못한다

 

담장에 늘어진 유월의 장미는

붉은 꽃물을 뚝뚝 흘리며 타들어 가고 있다

마른버짐처럼 하얗게

 

어릴 적 옆자리에 반만 엉덩이를 걸친 친구의

겸연쩍은 웃음만큼이나 서럽던

추레한 차림에 하얀 버짐이 오히려 해맑은

그 시절의 유월은 오지 않는다

 

이제는 내가

반만 그림자를 들이민 채 어색한 웃음을 짓고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하고 돌아보면

어느새 저만치 달아난 세월

나는 술래인가, 왜 자꾸 돌아만 보는가

 

하루하루가 지루하기만 하다

세월은 한없이 빠르지만, 시간은 참으로 더디기만 하다.

 

2011. 6. 20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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