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4 (2012년 ~ 2020년)/미공개작 A

또 한번의 추석

시를 쓰는 공인중개사 조태식 2012. 10. 4. 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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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하늘엔

너스레를 떠는 시간들의 수다가 널려있다

도도하게 내려다 보는 묽게 상기한 달무리도

오늘이 그 정점이다

휘영청 늘어진 빛그림자를 거둬 돌아설 때야

뒤를 따르는 차가운 눈이 있음을 알리라

인생이란 알 수 없는 것

알아서는 안되는 것일지도 모르지만

삶은 죽음과 같고 죽음 역시 삶과 다름이 없어

아니 사는 것이 죽음이 될 수 없고 죽음 또한 삶이 될 수 없다

삶속에 죽음이 머릴 디밀고

죽음속에 삶이 가만히 자리잡고 있음을 어찌 모르랴

한 존재가 다른 존재에게 길을 물을 땐

이미 건널 수 없는 강에 발을 담그었음을

삶도 죽음도 의미가 없고 그저 보이는 것에 지나지 않아

차라리 미칠듯이 치달리는 감정의 폭주가 아름답다

세상속의 삶은 그 절절한 가슴을 딛고 서서

장난처럼 점점 가벼워지는 존재에 대해 더이상 알고 싶어 하지 않고

존재도 세상에서의 삶을 가벼히 하고

터지는 가슴팍으로 묵묵히 냉소를 내려보낼 수밖에 없다

달빛이 내리는 거리로 파도처럼 밀려왔다 밀려가는 그 많은 이들의 삶

그들의 가슴을 비집고 들어갈 수가 없어

깊어가는 밤에 또 하나의 수다만 늘어날 뿐.

 

(2012. 9. 30  추석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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