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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꿈을 꾼 적 있는가
흐르는 숲에 발을 담그면
시간을 누르는 고요
귀 멀고 눈 멀어 세월에
가려진 기억을 거슬러 올라
이제 낯설기만 한 그 꿈 앞에서
한 겹 한 겹씩 세상이 내게 준
옷을 벗으며
하얀 나신위로 안개가 쌓이면
물빛 실루엣에
잊었던 날개가 돋고
무심코 걸어 온 길에 점점이 흩어진
지난 편린의 무심함과
깊은 강의 바닥을 걸어가는 적막한 존재의
그림자가 드리워질 때
다시금 돌아와
남겨진 술잔위로 떠다니다
차갑게 식어버린 심장에 들이붓고
또 들이붓고
그러다 새로운 잔이 준비되면
그대,
꿈꾸지 않겠는가
화려하고 담백했던 예전에 꾼 그 꿈을
2012. 10. 25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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