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4 (2012년 ~ 2020년)/미공개작 A

귀향(歸鄕)

시를 쓰는 공인중개사 조태식 2018. 8. 30.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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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향(歸鄕)

 

조태식

 

간다

간다

 

너는 오라

어서 어서 오라

 

내가

네 맘을 아노니

눈물 나눠 쥔 양 손 그냥 두고

흐르는 눈물 훔치지 마라

 

오고자 해서 왔겠냐마는

어서 오라

바삐 오라

눈꽃으로 어룽거리는

이 길을 돌아가자

이제는 뒤돌아 보지말고

마주보며 돌아가자, 이 긴 길을

 

가자

어서 가자

 

할 말이야

지나온 길 곳곳에 널렸으니

돌아가면서 얘기하자

보면서

보면서 그렇게 얘기하자

 

오라, 어서 오라

늦지않게 가려면

 

어찌 걸어온 길인데

갈 때는 뛰어가자

숨이 넘어가도록 그렇게 뛰어가자

 

삶이여, 人生이여

너는 나의 꽃이였다

눈(雪)처럼 흐드러지다

마침내 녹아지고 마는 꽃

 

이제 그 꽃 하나 들고

가자

돌아가자

 

꽃이 눈물이 되고

눈물이 꽃으로 다시 피는

그 길을 따라

 

(2016. 06. 16 새벽 4시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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