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곗바늘]
조태식 作
쉼 없이 돌아 돌아 제자리로 온다
정작 자기는 돌아오건만
그 무엇도
흘러간 물처럼 돌아오지 못한다
긴 침
짧은 침
빨리 돌고 느리게 돌아
만나고 헤어지고 또 만나고
한번 가면
다시 만남을 어찌 기약한다고
뒤도 안 돌아 보고
시곗바늘을 쫓아 쫓아만 가는가
가는 이
머무는 이
정작 따로 없는데
한사코 손 흔들며 가슴을 잡는구나
가다 보면 문득 드는 생각
왜 그리 앞만 보았는지
옆도 뒤도 밀쳐두고
여유 있음 다시 보리라 하고
시곗바늘은 돌고 돌아 제자리로 오건만
같이 간 이들 누구도 돌아오지 못하네
그래도
이 미련한 미련은 아직껏
한순간도 떠난 적이 없다 하네
(23.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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