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지어 群舞를 펼치는 갈대
하얗게 흐드러진다, 텅 빈 들녘에
하늘도 내려와
파아란 바람으로 돌아들고
맺힌 땀 어루듯이 구름 절로 다가서네
한 때 생기 그득한 곳에
가진 生 뿌려두니 허허롭기 그지없다
가고 옴은 오로지 그대 마음일 뿐
풀잎 맺힌 이슬에 취해
이른 아침녘 무심코 걸어간 길
물안개 자욱하여 지나온 길 아득하고
이름 몰라도 알 수 있네
네가 있고 내가 있어 이 시간 온전히 하나인 걸
가질 수 없어 아름답고, 가지려 않아 더욱 충만하기에
그저 마음 하나 두고 갈 일이다
어스름 햇살 등에 얹고 긴 숲길 돌아 나올 때
나의 산책 끝났음을.
(2005. 09. 14일 밤 10시가 지나)
p.s : 내 살아온 삶이 싱그러운 산책이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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