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2 (2005년~2009년)

나의 부모님께 바치는 글

시를 쓰는 공인중개사 조태식 2010. 12. 8. 15:55

 

 

아비의 이마

푸른 힘줄 툭툭 불거지도록

어미의 휜 허리뼈 마디마디가 텅 비도록

삶과 맞서 물러서지 않았음에라

 

하늘 가득 먹장구름 덮여

그 깊은 산 온 몸 뒤채면

거치른 숨 연신 토하면서 계곡 쓸어 내리는

황토 그득한 저 거칠 것 없는 기세를 보라

 

무엇하나 버림이 없이 온 가슴으로 쓸어안고

잠시 비킴이 없이 낮은 곳으로 자신을 몰아가는

내 아비와 어미의 뒷모습을 보라

나는 그렇게 컸음에라

 

세월이 지나

지난 날 그 거센 시절 거슬러

한번 몸짓에 산 쩌렁쩌렁 울리던

은빛 찬연한 용트림 보고자 산을 오르니

 

바위 틈새 삐져나오는 자그만 물웅덩이 앞에 두고

그만 나는 목 놓아 울음 터트린다

이 가파른 세상에 남겨 둘

자식에 대한 사랑 진정 이러 하였음에라.

 

(2005. 08. 17 새벽 1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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