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축을 울리며
내게로 오라
천년의 세월 뒤로하고
가파른 벼랑 쉴 새 없이 내려치는
거친 파도 발끝으로 차올리며
시간을 딛고
공간을 밀치며 그렇게 내게로 오라
얼마나 버텨온 삶 이던가
검붉은 하늘에 머리 디밀고
몸뚱아리 하나로 버텨
채이고 뒤틀린 가지 끝에 아직껏 푸른 잎새 흔들릴 때
다시금 긴 숨 들이키며
지나온 시간만큼 쉼 없이 나아가라
이 자리에 선
내 숨결에 거친 신음이 터져 나오도록.
(2002. 08. 12일 자정을 넘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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