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리문 삐걱이며
이른 아침 마당을 들어서네
서리 얹어두긴 성급한 계절
감나무 너른 잎에 까치 울음 떠다닌다
붉은 빛 감돌아
연시의 달콤함 선뜻 시간을 재촉하여
잎 달여 기침 달래기 전
반가운 이 먼저 오시려나
처마끝 바람따라
말리우던 우거지 춤추며 달려나가고
방 귀퉁이 다소곳한 메주덩이
비어버린 제비집 넌즈시 건네본다
아궁이 불 지펴져
집집이 마른 기침 하얗게 피어 오르면
기억 저 편에서
잊혀진 이들 생전(生前)의 모습으로 돌아오네.
(2005. 10. 16 저녁 7시)
'자작시2 (2005년~2009년)' 카테고리의 다른 글
驛 廣場 (0) | 2010.12.09 |
---|---|
귀거래사(歸去來辭) (0) | 2010.12.09 |
가을비 (0) | 2010.12.09 |
삶이란(3) (0) | 2010.12.09 |
낙과(落果) (0) | 2010.12.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