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2 (2005년~2009년)

驛 廣場

시를 쓰는 공인중개사 조태식 2010. 12. 9. 22:03

 

 

역(驛) 광장(廣場)엔 기다림이 떠다닌다

 

출구 한 켠 분주한 시선

도착 시간 알리는 전광판따라

예전의 기적 소리라도 들리는 듯

정겨운 이 어깨 감쌀 웃음 넘실거리고

 

대합실 창구에 떠나는 이

설레임 내어 밀고 미소로 받으며

이미 먼 곳 향한 마음

잠시도 한자리 머물지 못하네

 

기다림과 설레임

한동안 廣場 휘돌고 나면

어느새 자취 끊어진 적막(寂寞)만

빈 자리 채워가고

 

驛 廣場엔

귀소(歸巢)하지 못하는 이

잠시지간 머물 듯

낯설어도 소주잔 가볍게 넘겨주네

 

마지막이라 한 발길

피곤한 하루 어스름져 오면

다시금 기어드는

이제는 떠날 수 없는 안식처 되어

 

오늘도 그 곳엔

기다릴 것 없고 설레임도 흐트러진

한껏 웅크려

이 세월에 묻혀 가는 허상(虛像)들만 흘러다니네.

 

(2005. 10. 18 오후 6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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