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驛) 광장(廣場)엔 기다림이 떠다닌다
출구 한 켠 분주한 시선
도착 시간 알리는 전광판따라
예전의 기적 소리라도 들리는 듯
정겨운 이 어깨 감쌀 웃음 넘실거리고
대합실 창구에 떠나는 이
설레임 내어 밀고 미소로 받으며
이미 먼 곳 향한 마음
잠시도 한자리 머물지 못하네
기다림과 설레임
한동안 廣場 휘돌고 나면
어느새 자취 끊어진 적막(寂寞)만
빈 자리 채워가고
驛 廣場엔
귀소(歸巢)하지 못하는 이
잠시지간 머물 듯
낯설어도 소주잔 가볍게 넘겨주네
마지막이라 한 발길
피곤한 하루 어스름져 오면
다시금 기어드는
이제는 떠날 수 없는 안식처 되어
오늘도 그 곳엔
기다릴 것 없고 설레임도 흐트러진
한껏 웅크려
이 세월에 묻혀 가는 허상(虛像)들만 흘러다니네.
(2005. 10. 18 오후 6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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