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름도
그 깊은 바닥 드러내지 못해 희어지고 마는가
눈에 보이는 하늘이 그러하다
서늘한 눈매 선뜻 다가서지 못하여
주춤 주춤 고개 떨구네
한 줌 되지 않는 자존(自存)일랑 주머니에 구겨넣고
일 없이 길 나서
가다가 또 그렇게 지치면
일회용 자판 커피앞에 겨운 짐 덜어 놓을 지라도
쓴 향(香) 입 속을 맴돌아
가슴 속 남은 상채기 아물기 몇 번 이던가
하마나 비워질까 퍼내고 또 퍼내었건만
언제까지 자리 지켜 허물 벗어놓으리
지나온 길엔
情 다 날리운 마른 글(詩)만 몇 귀절 흩어지네.
(2005. 10. 21 저녁 7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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