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은 눈 뜨지 마라
감은 채 뜨지 마라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다
발밑 안개 스러지면
만장절벽(萬丈絶壁) 감아도는
매서운 칼바람만 있는게 아니다
지척을 넘나들며
뼛마디 틈새로 하얀 속살 밀어낸들
저 번뜩이는 인광(燐光)이 뜨거울 줄 알았더냐
제각기 갈아대는
시린 삶의 날카로운 시각(視覺)에
베이지 않으려면
외그림자 기척도 내지말고
귀마저 막은 채
모르는 듯 허공을 디뎌 가라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니
감은 눈 뜨지 마라
감은 채 뜨지 마라.
(2005. 11. 30 오후 5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