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게 누워 버린 都市는 좀체 움직이질 않는다
밤을 타고 넘어가는 새벽은
가쁜 숨 하얗게 토해 놓는데
시간의 맥(脈) 끊을 힘도 없으면서
아는 척 할 리 있으랴 만은
옷매무새 가다듬고 가까이 다가서서
지레 헛기침만 뱉어 보는구나
가만히 흔들리는 상(像)을 보라
보이는 것이 마음에 남아 있던가
남았다면 그것은 또 무엇이든가
한순간도 머물지 못함이여
들리지 않음은 들으려 하지 않음이요
보려 하지 않음에 어찌 보일 것인가
소리조차 없는 목청만 높아 가는구나
아직도 남은 것 있다면
그마저 내어 놓고 저만치서 숨결 고르며
다시금
흔들리는 상(像)의 미동(微動)치 않는 적막(寂寞)을 보라
都市의 무심한 숨결에도
화들짝 뒤로 물러난 줄 모른 채
사념(思念)과 가슴은 말만 주거니 받거니.
(2005. 11. 26 새벽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