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겟세마네 동산에 남은 기력 쏟아내고
무슨 생각 있어 골고다 언덕까지 십자가를
옮겼을까, 그러니 곤한 잠 들 수밖에
보이는 것만 보는 것에 가슴이 시려
고삐 풀린 육신에 차꼬를 채워 닦달하니
굳이 보리수 그늘 아니라도 잠이 들 수밖에
깨어도 곧
긴 잠에 다시 들거나,
언젠가 다시 깨어나길 기다려야 할 만큼 곤한 삶
어찌 할 것인가, 그 잠 나도 한번 자보려면
깡그리 쏟아내면 절로 드는 잠이라지만
세상에 사뭇 친절한 척하던 노자도
정작 할 말은 하지 않은 채 시침만 떼고,
한번 잠이 드니 영 깨어날 생각이 없는 장자
주역 64괘(卦)를 굴려 보고
천부경 81자의 숫자도 이리저리 세어 보지만
世上만 보이고, 人間만 보이고, 나(我)만 보이고
쉼 없이 돌고 도는 순환 그 흐름의 無心함이라니
읽다가, 읽기만 하다가
정작 살지 못하고 삶조차 읽어버리고 만 지금
그 곤(困)한 잠
한번만 자도 다시는 잠들지 않는, 잠깨지 않는 그런 잠
나도 자 봤으면
나도 자 봤으면.
2011. 6. 14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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