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4 (2012년 ~ 2020년)/"느티나무와 나비" - 연작시

오월의 아이

시를 쓰는 공인중개사 조태식 2013. 10. 7. 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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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월의 아이 -

               

                                           조태식 

이제는 없는 기억으로

 

부드러운 속날개

여린 숨결로 면면히 하늘거려

가만히 쓰다듬다

하늘 한 자락에 두고

 

내려와

날개를 접은 채 내려와

오랜 시간 침묵으로 버틴

느티나무 아래에서

서로의 등을 기댄다

 

날개는 장식일 뿐

멀리 빛이 새어나오는 구름을 보면

날 수 없는 날개는 창살이 되고

다시금 이 자리를 돌고 또 돈다

 

바람이 불고 불어 깃털만 날리다

문득

하늘 가는 길이 보이는 날

 

모시보다 하얀 속날개를

구름에 비추고

바람에 흔들며

오월에 왔던 그 길을 돌아갈 때

눈물 보이지 말거라

 

투명한 핏줄로 뜨거운 피가 돌아

힘차게 날아오를 때

눈가로 반짝이는 건

눈물이 아니라

숨겨진 날개 활짝 펴지는

오랫동안 접혀있던

아리디 아린 미소일지니

 

2013.  06.  19

(오월의 아이를 생각하며 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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