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각

봄비

시를 쓰는 공인중개사 조태식 2010. 10. 1. 17:17

봄비가 세상을 적시고 있다.

그저 푸근한 느낌에 잿빛 하늘도 지면 가까이 내려앉은 듯하다. 뚜렷하게 할 일도 없지만

그래도 움직여 본다.

모든 것이 고요해 지고 묵직한 상처들만이 남아 사람들을 여기저기로 흩어 보내는 듯 걷는

이의 발걸음이 무거워 보인다. 굳게 다문 입에선 말로 하지 못하는 아픔이 느껴진다.

무엇이 우리를 약하고 보잘 것 없게 하는 걸까, 욕망일까 아님 스스로 힘에 부쳐 체념하기

때문인가.

갖고자 한다고 다 가질 수 없고, 노력한다고 다 얻어지는 것이 아님을 안다. 각각의 타고난

재질이 다르니 살아가는 방식도 달라 서로의 삶에 불균형이 이뤄지고 또한 그 능력을 십분

발휘할 수 있는 여건이 균등하게 주어지는 것도 아니니 가슴속에 남다른 응어리가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언제까지고 인간의 삶이 지속되는 것이 아닌 다음에야 거기에 연연해 남은 생을

고달프게 할 이유는 없다.

주어진 속에서 순리를 따르고 마음이 가는대로 힘껏 사노라면 이 만물의 흐름에 조화로운

동반자가 되지 않을까. 아직은 뭐라 말할 수 없지만 흐름의 이치를 조금은 엿본 것도 같다.

만사는 그 나온 곳으로 돌아가되 빨리 가기도 하고 천천히 돌아가기도 한다. 급한 곳에선

급하게 하고 완만한 곳에선 또한 느긋하게 하여 서로 도와서 우주순환의 작용이 아름다운

선율의 울림을 가져야 하리라.

 

(2010. 3. 1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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