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칠고 투박스런 시간이었다
묵묵히 기다리는 동안
가차없이 뱉어내는 폭우와
신경질적으로 휘두르는 폭염에
아무런 말도 없이 그냥 그 자리에 있었다
변덕스런 여름도
제 시간 이기지 못하고 뒤돌아서 힐끔거리는데
넌 아직껏 미동조차 않는구나
백두대간 구비 구비 내딛다가
한순간 머뭄이
비로봉 자락 흘러 흘러
인간의 삶으로 그 세월 어찌할까
무슨 사념 그리 깊어
지그시 눈 감은 채 시간을 놓아 버리는가
아!
나의 가고 옴이 이리도 가벼울진대
다시금
계절이 바뀐다 한들
네 일말의 흔들림조차 있을리야.
(2005. 08. 29 저녁 7시가 지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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