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황토 지천으로 타오른다
업(業)인 양 얼기설기 감아 안고
가는 걸음 천근(千斤)이 가벼울까
나즈막한 언덕길도 숨 가쁘다
뒤틀린 노송(老松)이야
지긋한 눈가 옅은 미소 드리우고
바람따라 잔솔가지 흘리겠지만
하늘인 듯 땅인 듯
푸른 물결 일렁이는 대궁 곧은 보리여!
봄이야 오고 또 가는 것을
三十餘年 무심히도 흘렀구나
가슴 한 켠으로
아직껏 네 잎새 푸르름은
두고 온 내 어린 눈가에 눈물 마르지 않음이니.
(2005. 10. 09 저녁 7시 40분에)
P.S : 1970년대 중반 무렵 대구 반고개와 7호 광장 사이엔 붉은 황토길과 나즈막한
언덕위로 보리밭 넘실거리고, 듬성 듬성한 소나무 아래엔 흑염소 몇 마리
놀고 있는 내 지난 시절의 흔적을 따라 가 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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