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2 (2005년~2009년)

보리밭

시를 쓰는 공인중개사 조태식 2010. 12. 9. 21:47

 

 

붉은 황토 지천으로 타오른다

업(業)인 양 얼기설기 감아 안고

가는 걸음 천근(千斤)이 가벼울까

 

나즈막한 언덕길도 숨 가쁘다

 

뒤틀린 노송(老松)이야

지긋한 눈가 옅은 미소 드리우고

바람따라 잔솔가지 흘리겠지만

 

하늘인 듯 땅인 듯

푸른 물결 일렁이는 대궁 곧은 보리여!

봄이야 오고 또 가는 것을

 

三十餘年 무심히도 흘렀구나

 

가슴 한 켠으로

아직껏 네 잎새 푸르름은

두고 온 내 어린 눈가에 눈물 마르지 않음이니.

 

 

(2005. 10. 09  저녁 7시 40분에)

 

P.S :  1970년대 중반 무렵 대구 반고개와 7호 광장 사이엔 붉은 황토길과 나즈막한

         언덕위로 보리밭 넘실거리고, 듬성 듬성한 소나무 아래엔 흑염소 몇 마리

         놀고 있는 내 지난 시절의 흔적을 따라 가 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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