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골목길 접어들어
희미한 가로등 연신 깜박이는 거기
빛바랜 목로주점 늦도록 불 밝히고
창 너머 구석진 자리
삶에 지친 이들이 두고 간 얘기들
쓰러진 빈 술병처럼 이리저리 굴러 다닌다
그 어디쯤엔가
구겨지고 찢어 진 나의 흔적이
다른 이의 아픔에 숨죽이고 있으련만
소란스럽던 시간도
이제는 물러나 뒤 켠에 고개 숙이고
잔잔히 음악만 실내를 떠다니는데
오늘도 목로주점 문간에서
무거운 걸음 세워 둔 채
하마나 꺼질까 가로등 올려다 본다.
(2005. 11. 06 밤 8시)
반응형
'자작시2 (2005년~2009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여담(餘談) 2 (0) | 2010.12.09 |
---|---|
晩秋之雨 (0) | 2010.12.09 |
一葉片舟 (0) | 2010.12.09 |
千年木 그리고 野生草 (0) | 2010.12.09 |
存在 (0) | 2010.12.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