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있으면
먼 바다의 거친 신음소리던가
아님 미처 알지 못하던
내 아버지의 억눌린 숨결인가
언제부턴가
옥죄어 오던 억센 업이
더는 인내치 못하고
항거치 못할 거센 힘으로
한 숨에도 팔랑이는 여린 운명에
선택의 길을 물어오는구나
인생이여
마음에 상이 그려지면 주저치 말고 가라
가도 그만 안가도 그만인데
心象은 어디에서 오는 걸까
차라리 모든 것을 놓고
오던 길로 돌아감은 어떨까
다 부질없다 싶을 때
그 마음마저 놓을 수 있다면
그럴 수만 있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