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시 아침은
다들 분주히 떠난
빈 집에서
여직 남은 온기에 몸을 데우며
덩그러니 혼자
남은 나를 추스린다
수시로 스쳐 지난
그 많은 시절 인연들이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고
돌아보지 않으면 그렇게 스러져갈
한 줌 미망과도 같은 것을
고통과 연민의
숱한 밤을 운명이라 여겼건만
한 때 흘러가는 사념에 불과할 뿐
아직도 남은 因과 緣이 있다면
마음 어디에도
한 자락 미동조차 일지 않을 때
난 그를 무엇이라 불러야 하는 걸까
텅 비어
그 비어있음조차도 느끼지 못할 때
지나침도 모자람도 없이
항시 如如한 그런 느낌이고 싶다
그저 느낌으로 존재할 수 있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