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촉(香燭) 香燭의 불꽃이 흔들려 흔들려 스스로 꺼지지 않고자 香氣 배인 그림자에 視線만 춤출 뿐 하염없이 世上을 보고 있지만 눈 맞출 수 없고 망막에 거꾸로 선 촛불만 흐려져 간다 얼룩진 壁을 따라 사위어 가는 하얀 香내음인양. (2011. 4. 13 수) 자작시4 (2012년 ~ 2020년)/미공개작 A 2011.04.14
삶이란 것이 가까이 좀 더 가까이 記憶이 저무는 江岸에서 쉼 없이 흔들리는 나를 본다 오랫동안 보고 있지만 흐트러진 時間들이 제자리로 돌아가면 잿빛으로 남겨질 해묵은 눈물인양 화려하고 찬란하게 낡은 것들이 가고 남는 자리에 머물러 있는 이 斷絶의 삶이란 것이 2011. 3. 13 (일) 자작시4 (2012년 ~ 2020년)/미공개작 A 2011.03.14
親友에게 앞선 걸음이 따르던 발길에 연신 밀리는 世上은 말이다 안대를 한 競馬의 곧은 視野 숙일 줄 모르는 목 보호대마냥 累代동안 한결 같구나 너는 世上을 누워서 보고 자식과 妻는 그런 너를 통해 서로 다른 삶을 보는 듯 같은 空間 다른 時間 앞에서 등을 돌려 세운다 밀치고 또 밀리며 서로를 보고 있지.. 자작시4 (2012년 ~ 2020년)/미공개작 A 2011.02.15
蓮花山 지난 늦가을 툭툭 튀어 오르던 落葉 이른 二月의 둔한 걸음 마침내 바스라져 버린 蓮花山 굽이진 길 넘어가던 어디쯤인가 傲然한 沈黙 바람에 달리는 香내음 물새가 개 울음소리 내는 觀音寺 깊은 골 비껴진 하늘 귀퉁이 산 그림자 뒤를 따르는 靜寂 문득 낮달이 山峯에 오른다. 2011. 2. 13 (일) 자작시4 (2012년 ~ 2020년)/미공개작 A 2011.02.15
年代記 바람이 바람을 비껴나는 텅 빈 거리에 선다 우두커니 서버린 삶의 呼吸이 갈라진 그 틈새를 비집고 十年의 時間을 거슬러 오른다 높다란 來日 매달리는 오늘 幻想과 實體의 그 어딘가에 存在의 當爲를 가리키는 손가락 끝만을 보면서 갈려진 二十年 歲月의 팻말이 있다 運命的으로 戰慄하는 孤獨이 .. 자작시4 (2012년 ~ 2020년)/미공개작 A 2011.02.10
삽재 삽재엔 벙어리 꿈같은 비밀이 누구에게나 하나쯤 있듯이 그렇게 울림이 있다 삽재엔 높다란 통신탑이 있고, 바람은 항시 그쯤에서 걸려 넘어지곤 했다. 산자락을 깔고 앉은 자그만 야적장엔 지친 바람의 푸념소리가 늘상 새어나오고, 언제부턴가 그곳엔 부산한 토종닭에게 둘러싸여 텅 빈 알을 품고 .. 자작시4 (2012년 ~ 2020년)/미공개작 A 2010.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