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란 세월이 지남에 따라 더불어 있는 시간보다 홀로 남겨진 시간이 더 많아 가끔씩은 외롭지만 그래도 무소의 뿔처럼 혼자가야 한다면 그런 것이 인생이라면 서로의 만남에는 배려하는 편안함과 자신의 인생을 꿋꿋이 헤쳐 나가도록 걸림이 되지 않는 깔끔함을 마치 기러기가 날아도 물위에 그림자를 남.. 자작시2 (2005년~2009년) 2010.12.09
삶이란 2 가는 세월 붙잡고 덥썩 끌어안는 겨울 살짝 비켜서니 내 언제 40여년의 삶 살아 왔던가. 꿈인 듯 아린 시간들은 이미 저만큼 물러섰고, 이제라도 반가이 부르며 나를 성큼 안아줄 것 같은 아버진 벌써 오래전 세상 뜨시고 가신 흔적엔 마른 풀만 동그마니 남아 있어 나 역시 내 아이들이 세월의 무상함 .. 자작시2 (2005년~2009년) 2010.12.09
밤의 소묘 가는가 바람인 듯, 몸짓도 가녀리게 밤을 따라 가만가만 숨결을 디뎌가는 춤추는 여인이여! 아릿한 그림자만 드리운 채, 이대로 보낼 수야 투명한 눈 속으로 점점이 산화되는 나의 여인이여! 어둠에서만 숨 가쁘게 춤을 추는 네 손끝을 쫒아 살며시 눈을 뜨면 전라로 그려내는 물빛 울음 살아온 세월만.. 자작시1 (1980년~1990년) 2010.12.09
밤의 소묘 2 늦은 밤을 괴고 밤을 떠올리면 한포기 풀조차 거부하는 검은 사막이 다가 선다 가도 가도 모래 바람조차 일지 않는 알싸한 내음의 고요 그 속으로 다가서면 사막도 되고 어둠도 되는 여기는 참으로 천연덕스런 밤의 어귀이다 늑골깊이 나선 궤적만 남기고 간 어느 삶의 흔적을 더듬어 오는 느끼한 만.. 자작시1 (1980년~1990년) 2010.12.09
친우 박수환 영전에 바치는 글 친우 박수환 영전에 바치는 글 1. 왜일까, 이토록 부끄러움은 네가 그리도 간직해 오던 해묵은 나의 편지만도 못한 가슴을 움켜쥐고 자꾸만 시선을 피하지만 무엇을 말할 수 있단 말인가 난 삶의 갈증으로 혀가 갈라지고 순간순간 욕망의 단내를 지울 수 없는데 하마 삶의 흔적 속으로 네 숨결이야. (199.. 자작시1 (1980년~1990년) 2010.12.09
고 박수환전에 말라 말라 기억치도 말며 생각조차 말라 길디 긴 망각의 여울목을 소리 없이 갈려거든 목쉰 통한이야 지나온 서른 두해동안 곳곳에 밭았는데 가진 것 없이 버릴 것이야 밤이면 밤이 되고 새벽이 오면 그렇게 새벽이 되어 지나간 어느 시간대에 조심스레 물러나리 난 그저 기억만 할라네 자네를. (1990. 1.. 자작시1 (1980년~1990년) 2010.12.09
외조모님전 새벽이 와요 조용히 한 끄트머리를 말아 쥐어요 하루를 맞아 너무도 조심스러운 당신 지나온 날들이 그리도 안스러우세요 그 눈빛에 난 그만 돌아누워요 남은 날들이 많아 아직은 너무 두려운걸요 가만히 다가와 흐트러지는 기다림일지라도 더는 그 무엇도 아닌 눈물일지라도 그런 눈길 주지 마세요 .. 자작시1 (1980년~1990년) 2010.12.09
만남 네가 비틀거릴 때 기 - 인 만남 나 또한 비틀거릴 때 기 - 인 만남 스치듯 엉킨 인연이기에 네 말은 없어도 떠날 줄 알고 난 또한 보낼 줄 알지. (1986년 가을무렵) 자작시1 (1980년~1990년) 2010.12.09
무망(無望) 사요(蛇腰) 그 매끄러운 몸뚱아리 파랗게 날선 풀을 딛고 억겁의 고요를 본다 긴 꿈은 여기도 흘러 타서 검붉은 대지는 호호의 정을 머금는다 하늘은 땅을 기대고 땅도 하늘을 기대어 이제는 하나로 서는구나 몸에 두른 허물이야 아름다운 빛살, 세월의 인고인데 가는 것은 가고 오는 것은 마침내 오는.. 자작시1 (1980년~1990년) 2010.12.09
나에게 있어서 수국이 생각나는 네 침실 휘장 한 끄트머리 지난 날 버려둔 마음들이 게 있어 이 밤도 잠 이루지 못하는 보헤미안의 눈빛마냥 사뭇 서럽구나 그리움으로 남기운 시간들이 있었다면 이제 성숙이란 명목으로 돌려 세우고. 수국이 생각나는 네 침실 아직껏 한 끝에 서서 무언가를 회상키엔 끝내 숨기운 .. 자작시1 (1980년~1990년) 2010.1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