深夜夢中行 西山에 해 뜨겠다 절름발이 水面을 가볍게 뛰어가듯 검은 하늘 귀퉁이로 별이 쏟아지고 하릴없는 밤바람은 허공을 어슬렁거린다 깨고 나도 夢中이니 거울 앞에 선 듯 꿈과 현실은 서로를 마주보고 보이는 것이 自己인양 하다 業이 두터우니 꾸는 꿈도 매양 질기기만 하다. (2010. 10. 16 토 / 새벽 1시 30분.. 자작시3 (2010년~ 2011년 ) 2010.10.18
흔들림에 대하여 靜寂 한 올의 흔들림도 용납하지 않는 고요 大地와 空間의 무거운 침묵이 가슴이 먹먹해지도록 소리 없이 짓쳐들고 있다 밤이 깊도록 잠들지 못해 老母의 거친 숨소리에 기대 가만히 돌아보면 지금껏 살아온 生이 그저 덧없을 뿐 철없는 자식의 잠든 머리맡에 텅 빈 한숨만 내려놓고 어쩌면 이 밤이 .. 자작시3 (2010년~ 2011년 )/사화집출품작 2010.10.18
歲月 時間은 흐르는 듯 하지만 항시 제자리다 많이 지난 듯해 돌아보면 여전히 한자리를 맴돌 뿐 육신을 갉아 내린 건 歲月이라고 해야 할까 시간에는 사적인 情이 없지만 세월엔 悔恨과 미련으로 점철된다 세월로 비춰보면 成功과 失敗의 陰影이 뒤따르지만 시간 속엔 오롯한 存在의 實體만이 있어 迷夢.. 자작시3 (2010년~ 2011년 ) 2010.10.18
病 세상의 病은 드러나지 못함에 있고 마음의 病은 비교해 드러남에 있다 몸이 무너지면 視覺이 기울고 세상도 기운다 마음이 무너지면 바닥이 보이지 않는다 누렇게 익은 곡식들은 지천으로 널려있고 萬山엔 붉은 색으로 하늘은 푸른 빛으로 노랑 빨강 파랑 삼원색으로 어우러짐 이던가 세상의 色 삼원.. 자작시3 (2010년~ 2011년 ) 2010.10.18
止觀 늦가을 매운 햇살엔 冷氣가 스며나고 황금빛 일렁이는 들녘엔 날선 푸르름이 감돈다 곧장 다가오는 눈빛 희망과 절망이 교차하지만 가만히 내려앉으면 먹먹한 고요가 萬斤巨石처럼 눌러온다 한 面이 온전히 한 面이 될 수 있음은 등을 맞대고 있는 다른 面이 있기 때문이듯 오늘 여기에서 울기도 하.. 자작시3 (2010년~ 2011년 )/사화집출품작 2010.10.18
夜雨風景 비는 밤을 타고 다가와 어둠을 적신다 丑時를 벗어난 시간은 무겁게 가라앉고 인간이 빚어낸 휘황한 虛構들은 쉼 없이 明滅하며 都市의 밤은 낮보다 부산하다 난 그저 내 속에 山房 하나 들여놓고 묵묵히 돌아앉아 禪定에 들고자 할 뿐. (2010. 10. 5 화) 詩作後記 : 지친 몸 가누다가 문득 잠이 드니 세상.. 자작시3 (2010년~ 2011년 ) 2010.10.18
無題 아직은 따가운 가을볕인데 찬 기운이 스며나고 넘실거리는 들녘엔 거둘 수 있는 자의 여유로움과 단지 바라볼 수밖에 없는 자의 공허함이 공존한다 한 세상 살아감에 누구하나 편애함이 없는 무심한 하늘과 땅이건만 각각이 멈춰 선 그 곳 하늘과 땅은 어떠한가 유유히 흘러가는 시간 속에 아직껏 잡.. 자작시3 (2010년~ 2011년 ) 2010.10.18
斷想 쉼 없는 흐름이 있다면 그것을 흐른다 할 수 있을까 억겁의 고요만이 지속된다면 그것을 고요라고 할 수 있을까 진리와 깨달음을 추구할 때 마침내 그것을 接할 수 있으면 과연 진리나 깨달음이 될까 相對가 없는 絶對는 결단코 절대가 될 수 없음이니 惡이 없다면 善은 善이 될 수 없듯이 고통이 없는.. 자작시3 (2010년~ 2011년 ) 2010.10.18
느즈막히 내리는 눈 느즈막히 내리는 눈 탱글탱글한 느낌 없고 좀 느슨한 듯 봄볕에 축축 쳐진 솔가지 힘없이 쌓인 눈 흘려 내리고 질척이는 거리 머릿속처럼 헝클어져 있다 이미 식어버린 커피엔 머물 향기 더는 없는지 씁쓸하기만 한데 그저 하릴없이 눈이 개어오는 하늘 저 끄트머리 향해 보는지 마는지 시선만 남겨둔.. 자작시3 (2010년~ 2011년 ) 2010.10.01
자성(自性) 본디 자성(自性)은 어떠한가! 밀면 밀려가고 당기면 끌려오되 스스로 가고 옴을 알지 못함이라 보아도 봄이 남아 있지 않고 들어도 들은 바가 없으니 마치 맹인이나 농아 같을지라도 무엇 하나 놓침이 없고 또한 얻음도 없다 모든 것을 다 아는 듯해도 하는 것도 없고 하고자 함도 없어 그저 아무런 생.. 자작시3 (2010년~ 2011년 ) 2010.1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