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2 (2005년~2009년) 69

가을 들녘에서

무리지어 群舞를 펼치는 갈대 하얗게 흐드러진다, 텅 빈 들녘에 하늘도 내려와 파아란 바람으로 돌아들고 맺힌 땀 어루듯이 구름 절로 다가서네 한 때 생기 그득한 곳에 가진 生 뿌려두니 허허롭기 그지없다 가고 옴은 오로지 그대 마음일 뿐 풀잎 맺힌 이슬에 취해 이른 아침녘 무심코 걸어간 길 물안개 자욱하여 지나온 길 아득하고 이름 몰라도 알 수 있네 네가 있고 내가 있어 이 시간 온전히 하나인 걸 가질 수 없어 아름답고, 가지려 않아 더욱 충만하기에 그저 마음 하나 두고 갈 일이다 어스름 햇살 등에 얹고 긴 숲길 돌아 나올 때 나의 산책 끝났음을. (2005. 09. 14일 밤 10시가 지나) p.s : 내 살아온 삶이 싱그러운 산책이었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