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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우(解雨)

- 해 우(解雨) -  창밖에  빗길을 가르는 차 소리가 요란스럽다 바닥을 끌고 나가는 묵직한 소음 마지못해 끌려가는 듯 뒤에 남겨진 소리들 못내 풀어헤쳐 앙금 남은 빗소리인가 아님 車 소리인가 비 소리도 아니고 차 소리도 아니니 겨우내 굽이굽이 서려 두었던 가슴 속 멍울이라 주절주절 풀어내고 흩어내어 한 시절 덧없는 흐름 따라 인연대로 지어지니 긴 잠 깨어 기지개 펴듯 툭 툭 털고 다시 앉아 텅 빈 시간을 보라 시간이랄 수도 없고 공간이랄 수도 없는 거기에 풀어낼 그 무엇도 없는 공허함조차 풀어 버리고자 비가 내린다 가거나 오거나 끌리는 소리를 달고 구석구석으로 치달으니 여기는 어디인가 안(內)인가 바깥(外)인가 아님 그 중간 어디쯤인가 그저 멍한 눈에 모든 것이 다 그대로일세.

계절

이번 겨울에는 참으로 보기 드물게 혹한과 폭설이 겹치더니 오늘은 푸근한 비가 추적거리고 있다. 벌써 봄이 오려나. 계절은 자기 순서를 잊지 않고 맡은 바 본분에 따라 쉼없이 그리고 어김없이 순환을 하건만, 나는 무언가? 항시 욕심과 현실을 쫒아 같은 실수나 행위를 하고는 매번 후회를 함이 어김없는 순환이라 해야 할까. 한 지붕아래 두 가족이 사니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구나. 마음은 잠시도 멈춤이 없이 허상을 꾸며대고, 꼿꼿한 정신은 쉼 없이 마음의 부질없음을 비웃으니 참으로 한 몸을 꾸려가기가 이리도 어려운 것인가!  난 참으로 둔기(鈍器)인가 보다. 단박에 보고 깨달은 이는 두 번 다시 돌아갈 수 없다는데 나는 끊임없이 오거니 가거니 하니 이런 둔재(鈍才)가 또 어디 있단 말인가. 그러거나 말거나 오늘..

나의 생각 2010.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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